202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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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창 / 정효모 시인

  • 2019-12-27 10:39:17
  • 문화체육과2
  • 조회수 : 1324

4번 포도주

 

                     - 정효모

 

찬바람이 구름을 구박하면

서리는 땡볕을 비벼

속살을 만든다

진주조개에 갇힌

사계절을 먹은 나비가 네 번 웃고

벌이 하품을 하면

뭉개진 껍질이 골방에서

긴 잠을 잔다

흩어진 태양을 먹어치운 달은

갈라파고스의 증후군이 되어

붉은 잠을 자는 화산이다

어둠 속 이마를 맞대고

속살을 삼킨 땀방울이

물을 마신다

알몸을 토해낸 그림자는

바다를 퍼먹는 갈매기가 되고

시간을 쥐어짜 흘린 피는

노을의 눈물로 태어난다.

    

*시인약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장. 부산소설인협회 회장. 부산문인협회 소설분과 위원장. 부산문인협회 <문학도시> 편집위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사랑의 아픔> 2, 소설 <바다의 영혼> 2. 해양문학상 대상, 부산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