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시인의 창 / 정효모 시인
- 2019-12-27 10:39:17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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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포도주
- 정효모
찬바람이 구름을 구박하면
서리는 땡볕을 비벼
속살을 만든다
진주조개에 갇힌
사계절을 먹은 나비가 네 번 웃고
벌이 하품을 하면
뭉개진 껍질이 골방에서
긴 잠을 잔다
흩어진 태양을 먹어치운 달은
갈라파고스의 증후군이 되어
붉은 잠을 자는 화산이다
어둠 속 이마를 맞대고
속살을 삼킨 땀방울이
물을 마신다
알몸을 토해낸 그림자는
바다를 퍼먹는 갈매기가 되고
시간을 쥐어짜 흘린 피는
노을의 눈물로 태어난다.
*시인약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장. 부산소설인협회 회장. 부산문인협회 소설분과 위원장. 부산문인협회 <문학도시> 편집위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사랑의 아픔> 외 2권, 소설 <바다의 영혼> 외 2권. 해양문학상 대상, 부산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