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호

이동

15년 만에 다시 만난 소중한 인연

  • 2020-03-02 12:27:01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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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저물어 가는 1230일 저녁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분이 구보 희망북구편집실에 전화를 해서 나와 연결시켜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 과정을 거쳐 연결이 된 분이었다.

그분은 명예기자인 나와 15년 전에 취재 때문에 만났다고 하면서 이름을 밝혔다. 그분은 스크랩해둔 당시의 기사를 우연히 발견하고 기사 말미에 적혀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보고픔이 밀려와 구청에 전화해서 기사를 쓴 기자와 연결시켜 달라 부탁했노라 밝혔다.

그리고 꼭 한 번 보고 싶다면서 자신의 삶을 기사로 멋지게 써준 나에게 고맙다는 말 한 번 전할 새 없이 세월이 흘렀다고 했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20051월 어느 날, 나는 미담의 주인공을 취재하게 되었다. 그분은 화명동의 한 상가에서 빵집을 운영하셨다. 오랜 세월동안 남몰래 좋은 일을 많이 하셨기에 취재를 하게 되었는데 나에게 고맙다고 하니 뭐라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꼭 한 번 보고 싶다는 그 분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차를 한 잔 하게 되었는데 여전히 고운 모습을 간직하고 계셨다. 목소리도 아직 청아하고 오히려 예전보다 건강이 좋아보였다. 지금은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면서 삶의 활력을 느끼며 산다고 하신다.

모든 이야기를 다 할 수 없기에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지만 긴 여운이 남는 만남이었다. 그 분과의 만남을 누군가에게 이야기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 이랬다.

참 잘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기억해주는 사람이 계시는 걸 보면.”

취재하고 글을 쓸 때 늘 최선을 다해왔지만 이제는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 해준 그 분께 고마움의 인사를 한 번 더 드리고 싶다. 취재할 때 배고픈 이웃에 빵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했던 그 말씀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김현주 / 희망북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