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의 노을에는 그것이 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과 1300리 흐르는 낙동강의 장구함이 만나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이면서 특별한 감각을 일깨운다. 치유와 이음, 동행, 그리움…….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감성충만 북구 노을을 구경해보자.

치유의 노을 “화명생태공원 금빛노을브릿지”

치유의 노을 “화명생태공원 금빛노을브릿지”
  • 추천코스화명생태공원 감동나루데크 ~ 금빛노을브릿지 ~ 구포 시장

백두대간이 멈추는 끝자락에 자리잡은 금정산과, 강원도부터 경남까지 유구히 흐르는 낙동강물이 한 곳에 만나는 곳. 산맥의 능선을 따라 흐르던 대기가 멈추며 바람을 일으키고, 한껏 몸을 낮춘 강물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낸다. 바람과 물이 만난 자리에, 새들이 수면을 박차는 소리가 덧입혀진다. 따스한 빛깔의 노을이 시작되는 순간, 평화롭게 물드는 낙조가 훈훈함을 더한다. 노을 지는 강변 풍광 속에 있노라면, 마음 어딘가 숨어있던 헛헛함이 치유된다.

이음의 노을 “북이희망교”

이음의 노을 “북이희망교”
  • 추천코스부산북구문화예술회관 역사문화홍보관 ~ 북이희망교 ~ 구포왜성

168km 남해고속도로의 시작이자 끝. 하루 7만여대가 오가는 곳. 도로와 도로가 이어지고, 차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길을 이어간다. 그 위에 있는 북이희망교는 노을과 야경을 보기에 좋은 장소이다. 도로와 마을, 산을잇고, 구포왜성에 얽힌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곳에서의, 낮과 밤이 겹치는 노을 풍경은 더욱 장관이다.

동행의 노을 “무장애숲길 하늘바람전망대”

동행의 노을 “무장애숲길 하늘바람전망대”
  • 추천코스 솔북이에듀파크(솔로몬로파크, 학생예술문화회관, 구포어린이교통공원) ~ 무장애숲길

지그재그 구불구불. 무장애숲길은 해발 272m 범방산 정상까지의 가로지르는 코스를 총 1.9km의 데크길로 풀어낸 길이다. 남녀노소는 물론 휠체어와 유모차도 어려움 없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빠르게 가로질러 올라가기보다, 서로를 격려하며 천천히 다함께 오르는 길 끝, 하늘바람전망대에서 느끼는 동행의 노을은 그 뜻이 깊다.

그리움의 노을 “시랑골 누리길”

그리움의 노을 “시랑골 누리길”
  • 추천코스시랑골 이야기가 있는 계단 ~ 누리길(구포생태공원)

호랑이가 정말 담배 피웠을 것만 같은 옛날 옛적, 가야시대. 가락국이 망해버리자, 시랑 벼슬을 하던 사람이 속세를 잊고자 현재 구포동 대리천 골짜기에 들어와 살았다. 멀리서나마 김해 쪽을 바라보며 나라를 잃은 슬픔을 달랬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모분재’ 지명으로 남았다. 망국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보고 또 보았을 그 때의 노을은 과연 지금과는 많이 다를까

기다림의 노을 “만덕고개길”

기다림의 노을 “만덕고갯길”
  • 추천코스만덕고개 브런치 카페 ~ 만덕고갯길 ~ 만덕 오리마을

만덕고개는 예로부터 구포장과 동래장을 오가는 장꾼들의 길이었다. 이른바 장꾼로드. 고갯길이 워낙 가파르고 비탈진데, 장꾼들의 봇짐을 노리는 도적 떼도 곳곳에 출몰하여 악명이 높았던 곳이었다.이곳에는 ‘만덕고개와 빼빼영감’ 전설이 있는데, 힘없어 보이는 빼빼한 영감님 장사꾼이 만덕고개에 나타난 도적들을 모두 물리치곤 홀연히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장터에 나간 가장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가족의 간절함이 빼빼영감 전설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위로의 노을 “양덕초등학교 옆 길”

위로의 노을 “양덕초등학교 옆 길”
  • 추천코스양덕초등학교 ~ 부산빵지순례 천연발효종 빵집 ~ 덕천동 젊음의 거리

높고 가파른 곳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하지만, 야트막한 언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풍경 위로 앉아내리는 노을은 어딘가 소박함이 있다. 그 소박함이 친근함으로 다가와 유독 이 지역은 귀염성 있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낮은 언덕길이라는 뜻의 ‘세치고개’와 고양이처럼 귀여운 능선의 고개라는 ‘꼬내이 고개’, 다섯집이 올망졸망 모여있다는 ‘오방울 동네’ 등등. 동네 골목 사이까지 골고루 비추는 노을빛이 하루동안 고단했던 우리를 토닥거리는 듯 위로를 더해준다.

여유의 노을 “화명생태공원 메타세쿼이아 길”

여유의 노을 “화명생태공원 메타세쿼이아 길”
  • 추천코스 화명생태공원 메타세쿼이아 길 ~ 화명계류장

쭉 뻗은 길 양쪽으로 높다란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이루는 광경은 도심의 여유를 담당(!)하고 있는 화명생태공원의 상징이다. 편안한 복장으로 걷는 어른들과 그 옆으로 따랑따랑 자전거가 벨을 울리며 지나가고, 아이와 산책나온 가족이 덩달아 귀여운 보폭으로 아장아장 걷는 곳. 노을이 지며 길게 늘어난 메타세쿼이아 그림자와 함께 있노라면, 도심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시민들의 황금빛 미소에 동화되곤 한다.

인내의 노을 “금정산 등산로”

인내의 노을 “금정산 등산로”
  • 추천코스대천천 ~ 긴미끄럼틀 쌈지공원 ~ 장천약수터 ~ 바윗골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다보면 자연히 숨이 차고, 다리에는 천근의 추를 달아놓은 듯 무겁다. 평지에서는 몇 킬로미터를 가뿐하게 걷던 사람도 경사진 산길은 단 몇백 미터를 나아가기 쉽지 않다. 눈 앞엔 계속 나무와 돌밖에 없는 듯하고 걸어온 길들은 초목 사이로 사라져 어느 정도 왔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등산이라는 미션을 완주하기 위해 인고하다 비로소 만나는 노을 풍광. 황금빛 용이 꿈틀대는 듯한 낙동강의 용솟음을 보면 인내의 열매가 황홀하다는 것이 절로 느껴진다.

낭만의 노을 “구포역 육교 광장”

낭만의 노을 “구포역 육교 광장”
  • 추천코스감동진 갤러리 ~ 구포역 광장 ~ 밀당브로이(낭만구포)

팬데믹 이후 부쩍 늘어난 여행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지하철 역에서, 철도역에서, 버스에서 내려 육교 광장에 오른다. 지나가다 우뚝 멈춰서서 카메라 렌즈를 요리조리 비춰보는 그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구포역 육교 광장에서 도시철도를 바라보면 지상철 골조가 아득한 역광을 이룬다. 고요한 강변을 가로지르는 열차가 이동과 정적의 대비를 만들 며 도심의 석양을 황홀케 한다. 어떤 이에게는 일상의 고민을 뒤로한 설레는 퇴근길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홀가분한 여행의 공간이기도 하다. 누가 되었든, 이 시간 이곳은 낭만이 가득하다.

자료출처 : 북구 향토지, 낙동문화원 연구위원 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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